업무 스케줄이 일정치가 않아서 밥 먹을 시간을 자주 놓치다 보니,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게 이런 건더기 없는 간편식이더라고요. 친구가 부전시장 가서 여러 종류 사 오면서 이걸 나눠줘서 처음 먹게 됐는데, 기대 이상이라 일부러 따로 또 챙겨 먹고 있습니다. 물에만 타 먹어도 되지만 저는 얼음물에 타서 시원하게 흔들어 마시는 걸 제일 좋아해요.

한 숟갈 입에 넣어보면 구수함이 꽤 진하게 올라옵니다. 서리태나 쥐눈이콩 같은 거 들어갔다길래 혹시 비릴까 겁났는데, 오히려 고소한 맛이 더 강하고 살짝 고구마말랭이 느낌의 자연스러운 단맛도 따라와서 한 컵 그냥 순식간에 비우게 됩니다. 가루 알갱이도 너무 곱지도 않아서 묽게 탔는데도 어떤 부분에서는 잘게 씹히는 식감이 느껴져요. 덕분에 우루루 마셔도 허기지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.

특히 갑자기 일정이 꼬여서 점심도 저녁도 애매할 때, 이거 한 컵 만들어놓고 이동하면서 마시면 혈당 떨어지는 느낌 없이 버틸 수 있었어요. 컵 하나로 배가 완전히 부른 정도는 아니지만, 배고프다는 생각 자체가 희미해져서 일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. 카카오톡으로도 주문 가능하다길래 다음에는 상담 받아서 제 입맛이랑 스케줄에 맞게 구성 한 번 새로 짜보려고 하는 중이에요. 짧은 시간에 대충 때우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라도 곡물 챙겨 넣는 게 낫겠다 싶어서, 계속 상비해 두고 먹을 계획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