요즘 점심값도 비싸고 살도 걱정이라, 주 2회 정도는 회사에서 이 선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있습니다. 밥 먹고 나서 졸리는 게 너무 싫어서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만족스러워요. 검은콩이랑 흑미 들어간 거라 그런지 향이 고소하면서도 살짝 볶은 냄새가 나서 처음부터 입맛이 당기더라고요. 저는 따뜻한 물에 먼저 조금 개어서 풀어준 다음에 찬 두유를 붓는데, 그러면 덩어리도 안 생기고 훨씬 부드럽게 넘어가요.

맛은 일반 미숫가루처럼 막 달지 않고 담백한 편이라 처음엔 심심한데, 먹다 보면 고소함이 훨씬 진하게 느껴집니다. 씹히는 건 거의 없고 미세한 곡물 알갱이만 느껴져서, 식감에 민감한 분들도 큰 무리 없을 것 같아요. 점심시간에 이거 한 컵 크게 마시면 배가 과하게 부른 느낌은 아닌데, 세 네 시간은 되게 안정적으로 버티게 해줘요. 밥 먹은 날이랑 비교하면 속도 훨씬 가볍고, 오후에 집중력이 조금 더 유지되는 기분입니다.

부전시장 놀러 갔다가 여기에서 파는 곡물가루들 구경해본 적 있어서, 나중에 생각나서 다시 찾아본 케이스에요. 한 봉 사놓고 회사 책상에 두고 써보니, 도시락 귀찮은 날에는 너무 편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가더라고요. 다 먹으면 다른 곡물 섞인 것도 궁금하긴 한데, 검은콩 들어간 이 조합이 마음에 들어서 당분간은 이걸로 계속 달려보려 합니다. 점심에 폭식 자주 하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볼 만한 선택인 것 같아요.